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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8세부터 88세까지 읽는 동화

by onlyhim1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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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레의 지식인 루이스 세풀베다


    칠레에서 태어난 그는 소설가, 작가, 시인이자 영화감동,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며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성가’로 알려졌다. 그는 학창 시절 학생운동가로 활동하며 라틴 아메리가 전역을 돌다 독일, 파리를 거쳐 스페인에 정착했다. 그 후 작품활동을 펼쳤다. 그는 환경운동가로서 자연파괴의 안타까움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주는 경이로움 등을 글로 잘 전달했다. 또한 학생운동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된 독재 정권 하에 정치적 탄압으로 실종된 사람들의 슬픈 이야기를 ‘어디에도 없다’라는 영화를 통해 세상에 드러냈다. 루이스 세풀베다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2020년 4월 16일 문학계의 역사로 남았다.

    인간들의 욕심으로 파괴되는 자연


    갈매기 켕가는 바다로 유출된 기름이 온몸을 뒤덮여 날지 못해 죽게될 상황에 처했다. 그런 켕가의 뱃속엔 알이 있었다. 켕가는 알을 지키기 위해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필사적으로 날아 어떤 발코니에 떨어졌는데, 그곳엔 검은 고양이 소르바스가 있었다. 켕가가 기름에 뒤덮인 모습을 보고 소르바스는 안타까워 한다. 소르바스는 인간의 욕심에 희생된 켕가를 위해 그녀의 알을 먹지 않고, 부화시키며, 아기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치겠다고 약속한다. 결국 어미 갈매기는 알을 낳자마자 유명을 달리한다. 그리고 곧 소르바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 아기 갈매기 아포르뚜나다가 태어난다.

    서로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한다는 것


    소르바스는 아포르뚜나다를 정성스럽게 돌보고, 그런 아포르뚜나다는 소르바스를 ‘엄마’라고 생각하며 따른다. 소르바스는 자식같은 아포르뚜나다를 키우며 힘든 환난이나 어려움이 찾아오면 항구에 사는 동료 고양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동료 고양이 세끄레다리요, 꼴로네요, 사벨르또도는 말이 많고, 지식을 자랑하며 다른 이를 배려하기 보다 자신을 드러내어 타인에게 부담을 주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런 모습이라도 그냥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고양이일 뿐 틀린 것이 아님을 인정하며 서로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아포르뚜나다를 향한 애정은 동일해서 소르바스와 공동육아를 해나간다. 고양이들은 아기 갈매기에게 ‘행운아’라는 뜻을 가진 아포르뚜나다로 이름을 지어주고, 백과사전을 찾아 암컷인지 수컷인지 구별해준다. 그리고 아기 갈매기가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하리의 전시장이라는 곳으로 거처를 정해준다. 비록 고양이의 먹잇감으로 존재했던 갈매기지만, 이 4마리의 고양이는 사랑과 인정으로 자신과 다른 존재인 갈매기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나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은 크나 큰 행복


    이토록 정성스럽게 고양이를 키우지만 이들에게 한계가 찾아왔다. 그것은 어미 갈매기 켕가와의 세번째 약속인 ‘아기 갈매기에게 나는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아포르뚜나다도 엄마 고양이들과 같이 자신도 고양이가 되고 싶어하는 시기였다. 어느날 하리의 전시장에 있는 침팬지는 아포르뚜나다에게 너는 고양이와 다른 갈매기이며, 네가 크면 고양이들이 너를 잡아먹을 것이라 겁을 주었다. 충격을 받은 아포르뚜나다에게 소르바스는 너를 통해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며 다독여준다. 그리고 갈매기로서 갈매기의 운명을 따라야하며 그때서야 비로소 너는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해준다. 또한, 나를 나답게 살게해준 어미 고양이들을 향한 애정이 더 깊고 아름다워질거라고 알려준다.

    파괴하기도, 살리기도 하는 인간과 자연만물의 관계성


    아포르뚜나다는 소르바스의 격려와 다른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날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된다. 소르바스와 동료 고양이들은 아기 갈매기를 위해 나는 법을 연구한다. 백과사전에서 본대로 따라하며 아기 갈매기에게 열심히 가르쳐보지만 번번이 실패하고만다. 고민 끝에 고양이들은 시를 쓰는 인간에게 도움을 구하기로 한다. 시인이 쓰는 글은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게하는게 시인을 찾아간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고양이는 인간과 인간의 말로 소통하는게 가능하지만 그것은 고양이 사회에서 금기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인이라면 고양이가 인간의 말로 소통하는 것을 오용하지 않으리라 믿고 도움을 청한다. 어미 고양이의 생각대로 시인은 고양이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준다. 시인은 첫 비행을 위해 비바람이 새차게 부는 저녁에 소르바스와 아기 갈매기와 함께 성당의 높은 난간을 향한다. 아포르뚜나다는 높은 난간의 끝에서 겁먹고 두려워했지만 소르바스는 날개를 갖고있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날개짓을 하려고 노력해야만 날 수 있다고 격려한다. 곧이어 아포르뚜나다는 힘찬 날개짓으로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자유롭게 비행하는 어엿한 갈매기를 바라보며 소르바스는 기쁨과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아이와 어른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따뜻한 동화


    오염된 바닷물이 온몸에 뒤덮인 켕가를 보며 인간들로 인해 파괴된 자연의 피해자는 죄가 없는 동물임을 느낀다. 하지만 자연을 훼손시킨 대가는 돌고 돌아 다시 인간들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인간은 자연을 훼손시킬 수도, 회복시킬 수도 있음을 깨닫고 자연을 아름답고 조화롭게 가꾸도록 노력해야한다는 교훈을 준다. 인간의 욕심이 자연만물을 얼마나 아프게 하는지 직면하고 내가 조금 불편하게 살지라도 욕심을 버리고 자연을 보존하도록 작은 실천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이 작은 노력을 통해 또다른 켕가라는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소르바스가 켕가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기 갈매기를 키우는 동안 있었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서로 다른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배웠다. 나와 다르면 이상하고 독특하고 틀린 것이라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그것은 틀린것이 아니라 다를 뿐인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다른 타인을 있는 그대로 사랑해줄 때 너와 나는 비로소 우리가 된다. 진정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인생은 서로 다른 너와 내가 우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여기서 한가지 더 배울 점은 갈매기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기후 환경에서 첫 날개짓을 한다는 것이다. 햇볕이 쬐고 평온한 상황에서 고요하고 차분하게 날개짓을 배우는게 아니라 험한 환경에서 나는 법을 배운다. 이것은 극한의 상황과 고통이 찾아왔을 때 비로소 내가 성장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때 힘들다고 피해버리면 날개짓을 배울 수 없고 아마 평생 날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날개가 있어도 날기 위한 노력을 해야 날 수 있다는 소르바스의 격려처럼, 우리도 이미 갖고 있는 용기를 펼쳐서 고난을 이겨내려고 노력하면 문제를 해결하고 더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작은 용기는/ 곡예사들의 그것과 같기에
    늘 비를 가져오고/ 늘 해를 몰고 오는
    저 어리석은 비 때문에/ 그토록 한숨을 쉬지는 않지요
    - P. 146 베르나르도 아트가사의 시 ‘갈매기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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